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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광식
21/100 다리 아래 수영장
7.29

여름은 으레 덥지만 아이들은 곤혹스럽다. 딱 부러진 수영장 하나 없는 시골이지만 직접 만들 생각을 한다. 기특하다.

집 앞 1호 다리 아래에 수영장을 만들어 놀자고 동생을 꼬신다. 우선 큰 돌멩이를 골라내야 한다. 다칠 수 있으니 말이다. 되도록 많은 돌을 개울 양옆이나 아래쪽으로 옮긴다. 아래쪽에는 댐 쌓는 것을 병행한다. 풀장이 그리 폼 나진 않아도 물 하나는 깨끗하고 시원하다. 어느 정도 돌멩이가 정리되었다 싶으면 어디선가 버려진 폐비닐을 주워 와 댐 안쪽에 댄다. 그래야 물이 차오르고 수위가 높아져 물장구를 칠 수 있다. 대신 댐은 충분히 물의 무게를 이길 수 있도록 튼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너지면서 물살이 빨라져 중심을 잃고 넘어져 다칠 수 있다. 시골이나 도시나 늘 아동 안전은 중요하다. 사실 다치는 것보다 부모님께 혼이 날 게 걱정인 것이 아이들 삶이다.

물이 어느 정도 차면 물장구를 치며 놀면 된다. 윗동네 아이들도 어떻게 알았는지 와서 같이 논다. 몸이 좀 으스스하면 다리 난간에 앉아 구경하면 된다. 고무신을 접어 배도 만들고 물총놀이도 하고 바닥에 던져 먼저 잠수해 찾아오는 시합도 벌인다. 기막힌 수영장이 되는 것이다. 다만 하루뿐이다. 모두 돌아갈 시간이 되면 수영장의 댐은 무너뜨려야 한다. 개울은 논과 밭의 용수로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막아 놓으면 안 된다. 어른들은 말은 하지 않되 은근한 허용과 제한이 있기 마련이었다. 운이 좋으면 밭에서 수박 한 통을 수영장 구석에 담가놓고 마지막에 나누어 먹기도 했다. 그 얼마나 꿀맛이었겠는가?

by 유광식 | 2017/07/29 09:00 | 2017 완주完州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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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7/07/3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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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7/07/3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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