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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광식
30/100 선생님의 딸
8.6

춘산국민학교는 현재 폐교가 된 학교다. 자연학습원으로 이용되다 지금은 어찌 되어 있는지 모르겠다. 학교에는 관사가 있었는데, 두세 가족과 관리인의 숙소가 있었다. 관사 중앙외부에는 공동화장실이 있었지만 사용하진 않았다. 관사는 다섯 채 내외의 건물이 있었던 것 같고 네 가족까지 수용할 수 있는 규모였던 것 같다. 내가 학교를 다녔을 때는 두세 가족들이 살았다. 관사 중에서도 나중에 지은 관사는 지붕이 평평한 신건물이었다. 벽채도 아이보리 색 같은 따뜻한 색깔이었다. 산대울에서는 상상하지 못할 시멘트벽에다 페인트칠까지 되었던 집이다. 그 집에는 한 선생님 가족이 살았는데 슬하에 딸과 아들이 하나씩 있었다.

도시에서 온 아이라 그런지 아니면 선생님의 자녀라 그런지 아무도 건드리거나 해코지를 할 수 없었다. 늘 단정한 차림이었던 선생님의 딸은 가볍고 밝은 색상의 치마를 입고 운동장을 사뿐히 걸었는데, 학년이 하나 아래라서 대화는 하지 못했지만 학교생활의 작은 설렘을 대신한 것 같다. 늘 산 너머 학교에 당도할 때면 관사 주변 오솔길을 걷게 되는데 선생님은 안 봤으면 하는 긴장과 그 애를 한 번 봤으면 하는 기대가 교차했다. 아침마다 그 집 옆을 지나 올적엔 아침등교를 준비하는 선생님과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창문 너머로 들려왔다. 다음 관사는 호랑이 선생님이 사는 집이었는데, 그 집 딸은 통통했던 친구였다. 그 집은 단칸방 구조에 마루가 있던 관사였다. 그 곳을 지나오면 세수를 하는 또 다른 선생님 집을 지나오는데, 그 선생님은 늘 받침대 위에 대야를 놓고 세수를 하셨다. 고상한 모습에 얼른 인사를 하고 교문으로 달음박질을 해 교실로 가곤 했다. 교실에는 형수와 영수가 먼저 와 있기도 한다.

샤방한 그 친구는 1~2년 만에 다시 전학을 가게 되었던 것 같다. 선생님이 자리를 옮기니 가족 모두도 옮겨 가야 했을 것이다. 자주 옮겨 다녀서 친구의 아쉬움이었을까. 인상은 그리 밝아 보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예쁜 건 사실이라 모든 사내아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 건 부인할 수 없다. 그 선생님은 선한 인상이었는데 산수경시대회 상장을 운동장에서 건네 준 바로 그 장본인이었던 선생님이다. 담임인 적은 없었는데 기억에 남는다. 경우를 따져 보니 4학년(1987년) 때인 것으로 보인다.

by 유광식 | 2017/08/06 10:53 | 2017 완주完州 이야기 | 트랙백 | 덧글(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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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7/08/07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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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7/08/0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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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7/08/07 13:40
비공개 답글입니다.
Commented at 2017/08/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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