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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광식
82/100 숫돌에 관하여
10,1

시골에서 아저씨들이 공통적으로 들고 다니는 농기구가 낫 아니면 삽이다. 논과 밭에 갈 적엔 어김없이 가지고 간다. 도시라면 식겁을 할 장면이지만 시골생활에서는 개들도 무시하는 아주 평범하고 익숙한 장면이다. 그래서일까, 집집마다 각종 날을 가는 숫돌이 수돗가 한편에 있다. 낫과 숫돌에 물을 찔끔 뿌린 다음, 발로 숫돌을 고정하고 스윽~ 스윽! 가는 아빠의 모습은 숭고함마저 느껴질 정도로 경이 그 자체다. 일명 날을 세우는 작업이다. 세워진 날은 날카롭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손가락 끝으로 선 날을 더듬다 송글송글 피맛을 볼 적도 있다. 금방이라도 암석에서 떼 온 것처럼 큰 숫돌도 있고, 반듯하고 얇은 숫돌도 있다. 발을 세워 숫돌을 경사 세워 흔들리지 않게 잡기도 한다. 나는 그 숫돌로 낚싯바늘을 만들려고 철사를 갈곤 했다. 못도 갈아 본 기억이 있다. 쇠와 돌이 싸우며 쇠는 날카로워지고 돌은 작아진다. 숫돌에는 삽을 갈진 않았고, 부엌칼이나 가끔 쓰는 도끼날을 갈기도 했으나 대부분 낫 전용이라고 하면 맞을 것이다. 여물기계에 붙어 있는 연마석은 속도를 조절하지 못하고 무척 위험해서 거칠게 간 다음 숫돌로 미세하게 마무리하는 경우는 있다. 

아이에겐 도구 자체가 어떤 만들기를 상상하게끔 한다. 실행을 북돋는 것 것이다. 그땐 집주변에 많은 나무재료와 연장들이 있어서 즐겁게 가지고 놀았고, 나는 꼬마 만들기 선수였다. 그 이름이 달리 칭해져 손재주 혹은 솜씨가 된 것이다. 하지만 낫 가는 방법을 서울이사 전에 배울 기회가 없었던지라 여태껏 아빠의 칼 가는 기술을 넘보지 못하고 있다. 
by 유광식 | 2017/10/01 20:07 | 2017 완주完州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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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7/10/03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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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7/10/04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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