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ion_Archive
by 유광식
기획의도
사람들은 자신이 처한 사회공간의 행동을 따른다. 
'공간'에 '자신'이 있다.

그러면서 더더욱 강인해지는 행동과 사고가 쌓인다. 더불어 몸의 질서 또한 이에 따르게 된다. 질서는 살고 있는 사회노동 규칙에 따르며 그 공간의 코드가 된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차창 밖으로 잠깐잠깐 보이는 사람들의 정지모습이 그래 보였다. 비자연이 아닌 자연스런, 한 자세 말이다. 그 자세는 오래도록 자신을 둘러싼 환경의 순응과 대응에 따른 질서 잡힌 모습일 것이다. 반복되어져 습성이 된, 어쩌면 그 모습을 애써 끄집어 내어 미안함도 드는 귀한 정형이다. 대체로 휴식 중에 일어난 모습이지만 귀중한 찰나가 아닐 수 없다. 한편으론 일정 나이 때의 고착화된 노동일 수 있고 심정이자 고민일 수 있는 모습이다. 그 찰나의 모습이 작살이다. 좀 잔인하겠지만 내가 던지는 작살, 단 번에 꽂는다. 철학자 들뢰즈는 그의 저서 '천개의 고원'에서 "입뿐만 아니라 가슴, 손, 온몸, 도구까지도 '얼굴화'된다"고 했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 몸 전체와 그것들을 둘러싼 배경과 대상들까지 얼굴화된다고 주장했는데, 표면에 대한 나의 생각을 잘 반영한 내용이다. 

지형이 어떤지에 따라서 식물의 군락이 달라진다. 이는 자연에 의지하며 사는 사람에게도 똑같다. 어떤 사회, 어떤 동네, 어떤 장소인지에 따라 배인 모습이 각기 다르다. 이를 간섭하지 않는 선에서 관찰한다. 그리고 채집한다. 재현한다. 관찰한 모습을 다시 또 관찰되는 대상에게 요청해 찍는 것인데, 최대한 유사한 환경을 조성한다. 재현의 장소와 대상자의 선택을 되도록 상응하는 부분으로 고려한다. 장소는 인천이어야 했고 대상은 일정 기간 교류하며 관찰할 수 있었던 대략 40대 이후의 주변 인물로 꾸려진다. 

오래도록 사람을 배제했다. 오히려 귀찮았다.(사회인식도 한 몫 했다.) 그러나 그랬기에 이제 와 무언가 빠진 느낌을 받는다. 그 느낌이 있었고 때가 왔다는 그 마음이기에 하나둘 사람을 들이게 된다. 사람을 대하기는 아직도 어려우나 사람에 대한 나의 애틋한 마음을 주장하는 것에 주저하고 싶지는 않다. 그저 대면의 시선이 아니라 물끄러미 지켜보는 시선을 주되게 삼다 보니 뒷모습이 많다. 애틋함은 '너머'에 대한 상상이라는 과제로 남기고 말이다. 

한편, 어렸을 적에 먼지 쌓인 둔탁한 살구색 박스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사랑의 미로' 가 기억에 남아 있다. 무언지는 모를 이유가 많았던 유년기. 그 노래가 몸에 배였다. 이 노래는 잊히지 않고 미로와도 같았던 유년을 잘도 내뱉어 준다. 이 또한 작살이다.

[가끔씩 수정함]
 최종수정일: 2020.02.14
by 유광식 | 2018/02/05 23:55 | 2018 작살Harpoon | 트랙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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