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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광식
인천-전주-고산-안남
6월 3일 
맑음


완주에 내려가는 날. 어찌어찌 집안 정리를 하고서 열차에 몸을 실었다. 열차편은 서울로 이사를 온 이후 제대로 느껴보지 못했던 것 같다. 차창 밖을 바라보며 오만가지 생각을 하면서도 끝내 잘라내지 못하는 도시 일에 대한 미련은 성가신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열차가 예정시간에 도착하지 못해 열차지연을 신고할까도 했지만 이는 성품에 대한 안타까운 노출일 따름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전주역에 내리는 대다수의 승객은 남녀학생들(20대)이었다. 역 화장실에 한지부채가 전시되는 그런 곳이지만 승객에 비해 비좁아 보이는 대합실 또한 여름인듯 후텁지근한 공기가 가득이다. 파출소 옆 정류소에서 535번 버스를 타고 종점 고산터미널로 덜컹덜컹~. 타자마자 아저씨 18번인줄 알았던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이. 다리밑 둔치에선 야구시합을 하는 풍경이 있고 때때로 인천에도 있는 같은 이름의 간판들. 종점에 도착해 고산터미널 간판을 보았는데 다 한자, 영어다. 영어명인 터미널이 한글표기되어 있었는데 좀 특이했다. 터미널 주변을 걸어 보며 다른 간판을 좀 익혔다. 다방과 종묘사, 빵제과, 떡집, 옷가게 등. 선거기간이라 대형현수막도 교차로를 중심으로 설치되어 있다. 하늘은 맑고 곧 들이닥칠 여름이 눈치를 보고 있는 날씨다.

세단을 몰고 담당(홍성철) 선생님이 오시어 마을까지 5Km를 편하게 갈 수 있었다. 미리 시원한 물 한통, 침구와 밥솥을 실어 오셨다. 감동의 쓰나미는 이럴 적에. (춥고 배고파 쓰러지진 않겠구나) 마을에 자리 잡은 황재남 사진작가님과 문화이장 박미란님의 격한 환대의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문화이장님은 입주축하물로 갓나은 달걀 10알, 양파 5알을 주셨다. 감사합니다.

동네에 대한 정보를 나누며 인사를 이어갔다. 고산이 양파, 마늘, 감을 주 수확하고 지금은 양파를 캐는 시기라고 한다. 안 그래도 오는 길에 밭에서는 망에 양파를 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집마당 안에는 건조대에 마늘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마늘을 내리고 가을에는 대롱대롱 땡감이 달릴 것이다. 오래된 집이지만 관리는 나름 잘 되어 있다. 웬만한 물건은 다 있어 큰 걱정이 없다. 냉장고 근처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려 불렀더니 안보이고 천장 안에 있는 것 같았다. 애기고양이 한마리가 같이 산다. ㅎㅎ 고산장이 4, 9일이라 내일은 장에 나가봐야겠다.

여기선 오토바이는 기본으로 탈 줄 알아야 

고추나 인간이나 습도조절이 절실하다.

낮달이? 므슨 잔치라도 있을 적엔 어김없이 하얀 궁뎅이 불 지져댔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감나무가 지천에 자란다. 감나무는 은근 온수 같은 느낌이다.

나 또한 적당히 달궈진 벽 위로 따스한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처마 밑에 어찌나 많은 말벌집들이 있든지. 예전에도 말벌집은 떼어내서 태워야 했었다. 그 흔적은 처참하다. 

도란도란 요기 빵모자들 쓰고 있었군. 뚜껑이란 뚜껑은ㅋㅋ

110V 콘센트의 흔적. 그랬다. 아버지는 천상 고추만 생각했다고. 애들 공부시킨다고. 

옛 경로회관이 있던 2층건물(황재남 사진작가 작업실)과 마당 안 건조장이 있는 풍경. 고추건조기도 있는 널 수 있는 건 다 너는 건조대. 빨래는 금물.
 
효능 좋은 마늘. 어렸을 적엔 유독 마늘과 파, 생강을 싫어했었는데 알고보니 다 고장의 재료. 유년의 재료였다. 들 먹어서 철이 덜 든 이유??

외양간으로 추정되는 곳. 말벌의 정복본능은 집요할 정도다. 
 
오래 된 가구도 보이고 알 수 없는 농약 같은 것도 있고 포대기도 있다. 주인 떠난 집엔 그 흔적만 난무하고..

집의 배치는 위에서 보면 5각형을 이루고 있다. 안남의 펜타! 인천엔 펜타포트락페스티벌이 있고. 

진짜는 아니지만 같이 놀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니 맘이 한결 편해진다. 타일 바를 일은 없지만 서로 오며가며 인사는 하기로 해요!ㅎ
by 유광식 | 2018/06/04 11:17 | 2018 완주完州 한 달 살기 | 트랙백 | 덧글(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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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8/06/0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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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8/06/05 12:18
비공개 답글입니다.
Commented by 유광식 at 2018/06/05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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