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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광식
농로가 지름길
6월 10일
흐림


오늘은 6.10민주항쟁 기념일이다. 1987년 나는 4학년. 무얼 알았겠는가? 뉴스를 보니 대통령이 또 선물을 주셨다. 남영동 대공분실을 전면 개방하고 민주인권기념관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언제 그렇게 되나 기다렸는데 환영한다. 그런데 시작일 뿐이다. 생활권 곳곳에 숨어 있는 하얀 집들의 노출은 꾸준히 더 없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멀리 1Km를 걸어(늘 걸어다님) 까페 '느림'에 커피 한 잔 하러 갔다. 주말이라 외지인 차량이 많았는데 이번엔 차도를 이용하지 않고 거의 직전거리인 농로를 이용했다. 의외로 걷는 자에겐 지름길이다. 문득 조용하고 빠른 '레간자' 대우자동차가 생각났다. 일요일은 농사일도 조금 쉬는 모양이다. 조용한 가운데 걸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도로엔 할리 아저씨들도 지나다니고 차량수도 많았다. 도착한 카페 '느림'은 지나는 외지인 커피 타 주느라 '빠름'으로 주말엔 간판을 고쳐야 할 판이다. 시끄러웠지만 애써 이어폰을 끼고 뜨거운 코히 한 잔 시켜 지난 완주 한 달 살기 책자를 읽었다. 아무래도 지난 년도 책자가 있어서 안심이다. 일주일을 보낸 이 시점에 고민하는 지점은 거의 비슷해 보였는데 이게 다 사람의 일이라 그런 것 같았다. 연고가 있거나 두 명이 같이 있는 건 좋은 것 같다. 그런데 다들 주민과의 교류의 고민을 내적으로 호소하고 있었다. 결말이야 문제 없었다지만 과정상 고민과 조바심의 흔적을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마을마을마다의 편차는 있게 마련이다. 아쉬운 점은 너무 과업성취에 치이게 된다는 느낌 아닌 느낌이다.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나 또한 그런 거 아녀?

말벌집 제거작업을 두 개 하고 나니 오전에 주말을 이용해 내려 온 친척손자뻘 아저씨가 오고가고 했다. 편하게 하시라 그랬지만 사실 좀 신경은 쓰이기 마련이다. 그래도 오고가는 걸음 속에 공간의 딱딱한 기운은 맛있는 인절미가 되도록 떡매로 쳐야 될 것이기에 신경을 끄기로 했다. 농로가 차소리도 없고 양옆으로 논과 밭, 감나무, 대나무, 들꽃들, 가랑이에 바람이 불어 한결 가벼운 코스였다. 차도는 안전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위험한 곳이라 늘 주의하고 있지만 돌아올적엔 차도를 이용했다. 한편 마을앞 만경강 제방길을 걷다가 원두막에서 푸욱 껴안고 자고 있는 커플 한 쌍을 지나쳐야 했었는데 남자가 인기척에 놀라 조금 당황했다. 애써 외면했지만ㅋㅋ 우연히 방해를 하게 되었다.  

높은 산들은 오늘도 말이 없이 푸른 독만 품고 있다. 

모과 있나? 모과 나무

사실 이 동네에 유광식이 산다. 문화이장님이 미리 알려 주었는데 특이한 일이다. 유광식 그리고 사진가 둘 다 안남마을에 있다. 나는 누구인가?? 

쟁이. 빨간 오징어ㅋㅋ

폐교를 이용해 사용중인 완주인력개발원. 인력을 어떻게 개발하는 것일까? 내가 보기엔 웤샵 대여장소로 보이는데..

한우 가족! 반갑다. 그러나 너의 미래를 알기에 네 눈망울의 눈물이 내 눈가에 전염되는 건 어쩔 수 없구나. 음~메--!!

감나무 밭. 잎이 내 얼굴만한 것도 봤는데 얘는 실제 보는 색이랑 사진으로 찍는 색이랑 다소 차이가 난다. 반사빛을 머금는지 100% 온전한 당시의 빛깔을 담기가 어렵다. 그래도 늘 따숩다. 

개복숭아. ㅋㅋ 잔털이 숑숑

옛날 분들에겐 저수지 인근은 최고의 쾌락처였다. 다리밑 평상은 더없이 좋은 은신처이자 찬란한 음주가무가 이뤄지는 곳이다. 저수지 인근답게 평상장사를 하는 가게들이 있고 6월초임에도 주말을 이용해 오는 단합대회 사람들이 많다. 캠핌족도 많다. 수풀 곳곳에 자신만의 집을 지어놓고 물가에서 다슬기를 잡거나 물놀이를 한다. 저녁에는 어김없이 고기를 굽겠지. 그래서 물가가 오르나?

평상엔 어김없이 관리인이 보이진 않지만 존재한다. 나무에 묶인 평상의 처지가 애처롭다. 평상은 평상시처럼 지내고 싶을 것이다. 매인 삶엔 관심 없다. 그러나 한 철 참아야 한다.

어렸을 적에 이게 '도자'라고 불렀다. 흙을 밀어 파는 기계다. 임도 폭을 넓히거나 할 때 이 기계가 나타나는데 좀 멍청해 보여도 힘은 세서 뭔가 개발의 바람을 넣어주곤 했다. 지금은 더 좋은 기계가 있지만 추억 돋는 기계다. 작동은 되나 모르겠다. 고물로 치면 좀 값이 나갈 것도 같지만..

거주공간 바로 앞 황재남 작가의 작업실(2F)이자 안남갤러리(1F) 건물. 이전에 경로회관으로 쓰이던 공간인데 맞은편에 경로회관을 새로 지으면서 이 건물은 방치되다시피 했다. 그런데 솔깃한 이야기를 들었다. 옛날에는 땅과 건물 주인이 따로 있었던 경우가 다반사였다. 경로회관 경우는 마을재산으로 치는데 그 옛날 등기라는 것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땅주인이 다른 사람에게 땅을 팔았고, 새 땅주인이 사용료를 내라는 것이다. 이거야말로 난감한 일이 되어 버렸다. 지난 번 마을회의를 소집했는데 어떤 이야기가 오고갔는지 궁금하다. 
by 유광식 | 2018/06/10 17:47 | 2018 완주完州 한 달 살기 | 트랙백 | 덧글(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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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8/06/1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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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8/06/1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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