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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광식
화요, 미팅들
6월 12일 화요일
맑음


창가에 번지는 번개와 천둥소리를 듣고 잠에 들어 깨어 난 아침은 비 갠후 맑음이다. 모든 게 씼겨 나간 느낌이다. 새들의 목청도 더 청아해졌는지 지저귐이 한결 가볍다. 금일은 여러 만남들이 이뤄진 날이다. 냉장고 위 고양이로 추정되는 새끼고양이 한 마리가 친구와 함께 소양간 구석에서 놀고 있었다. 말을 하는 날이 많지 않아 돼지 멱따는 소리로 야옹을 외쳤지만 외부인 취급하고 경계하다가 지들끼리 달아났다. 이후 늘 노란색 수레에 마늘을 담아 지나다니는 이 집의 옛)주인 동생네 어르신과 마당데이트를 했다. 그러면서 몇가지 질문을 했고 혼자 있어 안쓰럽다며 심심하지 않냐며 걱정을 하셨다. 마늘과 양파수확은 거의 끝물이라는 것과 양파는 괜찮은데 마늘 작황이 올해 좋지 않아 알이 잘다는 것과 그런 이후로 값이 오를 것이라는 것이다. 어쩐지 알이 실하지 않아 보이긴 했다. 어디서 왔냐며 인천이라 했더니 그리 먼데서 왔는가 놀라 하셨다. 마침 이웃 다른 어르신도 들어오셨다. 카뮈의 '여행일기' 책을 다 읽다.

밥솥 민원은 상당히 빠른시간에 처리가 되었다. 점심 이후 홍성철 선생님은 어김없이 파란 세단을 몰고 와 밭솥을 들매고 가서 당일 수리까지 해서 돌려 주셨다. 감사의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걱정은 조금 연기해 두기로 한다. 저녁을 삼례문화예술촌에서 열리는 화요만찬에 홍성철샘이 추천해 주어 다다미 마을(난 자꾸 다듬이 마을로 읽힌다.)의 박성현 작가와 함께 참여하게 되었다. 나는 차가 없으므로 사장님 노릇을 하고 운전을 박작가님이 맡아 주셨다. 이 또한 감사하지만 갚을 걱정은 연기를 피운다. 20분 거리인 삼례문화예술촌까지는 뻥 뚫린 신도로를 통해 갈 수 있었다. 둘 다 읍내구경에 환호를 했다.

출석체크를 한 후 좁은 자리에 모여 앉으니 풍성했다. 앞에 놓인 삼례비빔밥과 김치전을 맛있게 먹고 난 후에는 자유로히 이야기 난장이 펼쳐졌다. 완주청년모임이라는 짧은 정보와 함께 참석한 우리 두 작가. 그간 쉽게 카누만 타다가 요기서 머신커피를 마시니 속이 다 후련했다. 매일 아침 밥대신 먹는 추출커피가 그립던 찰나였다. 모임의 젊은 친구들은 삼례라는 특수성, 공간과 어울려 포근하고 다정하고 명랑했다. 서울과 인천의 분위기와는 딴판?!ㅠㅠ 다시 말해 따사로움과 어떤 불안요소들이 들녘에 함께 널어져 있다고나 할까? 어찌 되었든 명랑한 느낌을 받았다. 
출처:https://www.facebook.com/planetwanju/

집 주변에서는 그동안 들어보지 못했던 깨구리 웃음합창이 대지를 잠식하고 있었다. 그런데 조금 걱정되는 미팅이 있으니 그건 바로 마을분들과의 미팅이다. 관계맥이 좋지 않아 관계맺기 잘 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내일은 오디를 딸까? 마을의 어딜 갈까? 으흠 지금 이 심정이야말로 좀 여유로운 마음인가 좀 어두워진 마음인가@@

이 마늘의 주인 어르신이 말씀하시길 올해 작황이 좋지 않다고 한다. 2마지기(5~600평)에서 수확한 마늘을 널어두셨는데 보시다시피 알이 굵지 않고 자잘하다. 그리고 마늘은 없어질때까지 저렇게 매달아 둔다고 한다. 한편 농기계는 다 사용하시냐고 물었더니 하나라도 없으면 농사라는 걸 못한다 하신다. 같이 쓰면 안되냐 했더니 누가 그렇게 해주겠냐 한다. 맞는 말씀이시다. 

각종 농자재들의 이름은 재미있다. 아무래도 한번에 알아봐야 하는 이름으로 하는 것 같다. 천상고추, 대장부고추, 바로커, 땅기운 등 친근하면서도 쉽게 이해되는 이름들이다. 재미 있다. 농사가 그렇게 쉬웠으면 좋겠지만..

말라가 예술. 기하학적인 어떤 형태를 띄는 것 같다. 아즈카문명의 상징화처럼.. 점, 낫, 면!

어렸을 적에 내 키보다 3~4배는 더 나가는 저 장대를 가지고 나무에 올랐다. 오리 주둥이 같이 반을 잘라 저렇게 하면 멋진 감따는 기계가 된다. 감가지에 끼워 반쯤 돌리면서 가지를 꺽는 것이다. 감나무에 올라가 두 다리를 지탱하며 장대를 휘두르는 외할아버지의 모습은 체구가 작으셨음에도 밑에서 보면 우람한 사나이가 따로 없었다. 아직은 감따는 철이 아니라 사용할 수 없다. 감 잡을 수가 없다~

저 나무는 죽어서 나이값을 하고 있는데 나는. 나이값 제대로 아니 곧바로 하고 있을까?

감나무 못지 않게 좋아하는 사철나무. 시골에서 우리집 담장을 수 놓았던 나무다. 이파리가 너무 파래서 어떻게 하면 닮아갈 수 있을까 한 번은 생각했던 거 같다. 글쎄 감나무 그늘 아래에서 저렇게 자라고 있었으니 얼마나 기특하던지. 무럭무럭 크거라. 너야말로 바로커 비료가 필요한 거 같구나.

청소 빗자루. 어렸을 적엔 얻어 맞는 기계로 생각되어 몰래 숨겨두고 싶었다. 그러나 빗자루는 특성상 눈에 잘 띄는 곳에 위치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청소는 운명이다. 유형이든 무형이든 청소는 필요하다. 내일 소중한 한 표 잘 행사해 주세요!ㅎ 
by 유광식 | 2018/06/13 00:48 | 2018 완주完州 한 달 살기 | 트랙백 | 덧글(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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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8/06/14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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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8/06/14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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