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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광식
대롱대롱, 마늘빵빵
6월 14일 목요일
맑음


시골의 날씨는 맑기도 하거니와 조용하단 생각이 든다. 상습적 소음에 시달리는 도시레벨은 내게 조금은 지친듯 힘겨운 게 사실이다. 심심하다면 심심하지만 대기의 움직임을 보고 있자면 어떤 평화와 번영??이 느껴진다. 멀리 자동차 소리가 있어도 저녁부터는 그 소리마저 그리울 정도로 조용한 것이다. 사실 자연은 조용하지 않다. 치열할 따름으로 인간이 알 턱이 없는 것일수도 있다. 자연이 알아서 다 해줄 거라고 믿는 것들은 바로 이런 감각적 능력에서 인간이 따라갈 수 없어서일거다. 아직 여름날씨는 아니지만 한낮의 구름을 뚫고 나오는 햇살은 따갑기만 한다. 농산물들이 저장을 위해서인지(여기서 저장이란 도시인들을 위한 어떤 의미이다.) 시도때도 없이 장소 구분 없이 말리고 있다. 인간들만 피말리고 말이다. 

동네분들은 여전히 밭에서 양파와 세기의 씨름을 하고 있다. 끝물이지만 밭의 줄기도 치워야 하고 다시 물을 대고 땅을 갈아엎고 다른 작물의 파종을 준비해야 한다. 기계가 많진 하지만 이를 취급하는 분들이 연세가 좀 있어 보인다. 머리가 좀 아픈 관계로 넓은 마당을 탑돌이하듯 돌아다녔다. 널어진 마늘과 덩그러니 놓여진 양파 한 망, 새로 발견한 기계 창고방, 뒤뜰 장독대 등. 집을 관찰해 보면 대개 전면적인 것은 아버지의 생활이고 측면이나 뒷면적인 것들은 어머니의 생활로 점쳐진다. 지금이야 많이 변했지만 과거 생활에서 정연한 논리를 따질 시간이 없었을 것이다. 안채 옆 처마 아래에까지 아버지가 매만지는 농기구들이 배치되어 있다. 그리고 뒤뜰은 장독으로 대표되는 어머니의 공간이 나타난다. 이렇게 사이드적인 부분에서조차 질서가 있는 법인데 진흙탕 네거티브 싸움을 하는 선거막판은 정말 막판 자체인 것 같다. 이번 선거결과를 보면서 독식이 필요도 한 시점이었지만 자잘한 풀들이 자라지 못한 제초제가 뿌려진 느낌도 조금 들었다. 견제와 균형은 독식이 아니라 정식이어야 했다.

마당에서 조용히 노닐고 있는 고양이 새끼 두마리를 보았다. 일전에 냉장고 안 고양이 정체가 녀석들이라 생각이 들었다. 엄마, 아빠, 아기 둘의 가족이다. 두 고양이는 서로 대롱대롱 티격티격하면 잘도 논다. 한참을 지켜보았는데 더불어 엄마 고양이가 멀찌감치에서 나를 한참을 지켜보았다. 엄마 고양이가 위험을 감지하면 소리로 아기들을 부르는 것 같았다. 절대 도와주진 않고 높은 곳으로 이끄는데 본능적으로 아기들은 엄마 있는 쪽으로 기어오르기 마련이었고 결국에 다 같이 내 눈에서 사라졌다. 나중에 아주 당당히 대문으로 들어 온 수컷 아빠 고양이가 나를 또 한 번 힐끝 보더니만 가족이 있는 쪽으로 가는 것이었다. 어디서 잘 먹고 지내는지는 모르지만 도시의 길냥이들과는 다른 점이 배고픔에 헉헉거리지 않는 기품이 있다는 것이다. 걸음과 표정에서 알 수 있었는데 도도한 녀석들의 품위가 사뭇 다르긴 달랐다. 

햇살과 감나무, 산

손주들이 그려 놓았는지 마루쪽 벽 위에 무당벌레 한 마리가 기어오르고 있다. 나는 무얼 기어오르려 이곳에 있는 것일까? 바림이 실어다주는 존재의 가벼움을 설마 이곳까지 오게 한 건 아닐까? 무당을 찾아가 봐야지.

뭔가 했다가 민들레란 사실을 검색해서 알았다. 이젠 풀 이름도 제대로 불러주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 있다. 씀바귀라고 생각이 들었는데 잎의 모양이 확연히 달랐던 것. 틈만 나면 자라 나오는 민들레. 민들레처럼만이라도 살아야 하는데 말이다.

시렁에 매달린 마늘더미 아래에서 놀고 있는 아기고양이 두 마리. 따뜻한 모직포장이 있어서인지 저기서 뒹굴고 논다. 매서운 엄마 고양이의 눈빛이 담장 위에서 쏘아지고 있고 말이다. 오늘이 러시아월드컵 개막인데 설마 공을 가지고 축구를 하진 않겠지!?

새끼고양이를 데리고 가려는 엄마 고양이.

멀리 대아저수지 수문도 보이고 농사일을 하는 마을분들도 보이고 한가로히 대자연의 품에 안겨 있는 나도 있고. 여기엔 다 있다. 
by 유광식 | 2018/06/14 23:23 | 2018 완주完州 한 달 살기 | 트랙백 | 덧글(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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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8/06/1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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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18/06/1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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