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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광식
태그 : 춘산국민학교
2019/10/12   완주소년
2017/08/06   30/100 선생님의 딸 [4]
2017/07/31   23/100 등하교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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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소년
완주소년

2019년 09월 29일 | 232쪽 | 150*223mm | \15,000

ISBN 979-11-967702-0-4 (03810)


유광식 저/ 으름


감나무가 되어버린 유년, 그 찬란하고 그늘진 가지 끝 어딘가에
감나무를 친구처럼 보듬던 한 소년이 있었다. 나뭇가지를 들고 뛰놀다가 수풀 속에 고이 감춰진 큰 누에를 닮은 으름을 발견하기도 하고, 떨어지는 빗물을 맞으며 알싸한 기분에 빠져들곤 했다. 산하의 사계절은 소년에게 알 수 없는 미묘한 감성과 시각을 심어주었다. 우연히 새겨진 감각들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소년의 고향 완주의 깊고도 푸른 풍경이 펼쳐진다. 소년은 연도 만들고 눈썰매도 타고 새총도 쏘면서 몸의 감각에 기민해지며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기도 했다. 아빠의 연장도 만져보고 엄마의 호박부침개를 먹으며 동네 아이들과 함께 걸어서 등·하교를 하는 작은 산골학교의 생활 속에 즐거움과 창피함도 느낀다. 
-서문(김주혜 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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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고 : 100권 (2019.10 현재)
by 유광식 | 2019/10/12 09:56 | • 으름숍 (상점) | 트랙백 |
30/100 선생님의 딸
8.6

춘산국민학교는 현재 폐교가 된 학교다. 자연학습원으로 이용되다 지금은 어찌 되어 있는지 모르겠다. 학교에는 관사가 있었는데, 두세 가족과 관리인의 숙소가 있었다. 관사 중앙외부에는 공동화장실이 있었지만 사용하진 않았다. 관사는 다섯 채 내외의 건물이 있었던 것 같고 네 가족까지 수용할 수 있는 규모였던 것 같다. 내가 학교를 다녔을 때는 두세 가족들이 살았다. 관사 중에서도 나중에 지은 관사는 지붕이 평평한 신건물이었다. 벽채도 아이보리 색 같은 따뜻한 색깔이었다. 산대울에서는 상상하지 못할 시멘트벽에다 페인트칠까지 되었던 집이다. 그 집에는 한 선생님 가족이 살았는데 슬하에 딸과 아들이 하나씩 있었다.

도시에서 온 아이라 그런지 아니면 선생님의 자녀라 그런지 아무도 건드리거나 해코지를 할 수 없었다. 늘 단정한 차림이었던 선생님의 딸은 가볍고 밝은 색상의 치마를 입고 운동장을 사뿐히 걸었는데, 학년이 하나 아래라서 대화는 하지 못했지만 학교생활의 작은 설렘을 대신한 것 같다. 늘 산 너머 학교에 당도할 때면 관사 주변 오솔길을 걷게 되는데 선생님은 안 봤으면 하는 긴장과 그 애를 한 번 봤으면 하는 기대가 교차했다. 아침마다 그 집 옆을 지나 올적엔 아침등교를 준비하는 선생님과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창문 너머로 들려왔다. 다음 관사는 호랑이 선생님이 사는 집이었는데, 그 집 딸은 통통했던 친구였다. 그 집은 단칸방 구조에 마루가 있던 관사였다. 그 곳을 지나오면 세수를 하는 또 다른 선생님 집을 지나오는데, 그 선생님은 늘 받침대 위에 대야를 놓고 세수를 하셨다. 고상한 모습에 얼른 인사를 하고 교문으로 달음박질을 해 교실로 가곤 했다. 교실에는 형수와 영수가 먼저 와 있기도 한다.

샤방한 그 친구는 1~2년 만에 다시 전학을 가게 되었던 것 같다. 선생님이 자리를 옮기니 가족 모두도 옮겨 가야 했을 것이다. 자주 옮겨 다녀서 친구의 아쉬움이었을까. 인상은 그리 밝아 보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예쁜 건 사실이라 모든 사내아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 건 부인할 수 없다. 그 선생님은 선한 인상이었는데 산수경시대회 상장을 운동장에서 건네 준 바로 그 장본인이었던 선생님이다. 담임인 적은 없었는데 기억에 남는다. 경우를 따져 보니 4학년(1987년) 때인 것으로 보인다.

by 유광식 | 2017/08/06 10:53 | 2017 완주完州 이야기 | 트랙백 | 덧글(4) |
23/100 등하교길
7.30

시골에서는 학교 가는 일이 정말 부지런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었다. 부모님도 부모님이지만 아침엔 집집마다 시끄럽다. 씻어라, 밥 처먹어라, 돈 없다 등 인간의 소리부터 시작해서 개, 소, 새 등 동물들도 시끄러운 풍경이다. 시골이 조용하단 생각은 버려야 한다.

아이들이 등교하는 학교는 춘산국민학교다. 총 6개의 시골마을 아이들이 아침마다 달려온다. 우리집은 마을 첫 집이라 윗동네 아이들이 내려오면 출발을 한다. 형들이 먼저 앞장을 서고 뒤따라 나머지가 가는데 조금씩 변화는 있다. 큰 길로 나가는 데만 1Km다. 그쯤 해서 윗마을인 말목재와 이방골 아이들과 조우하여 함께 걸어 내려가면 학정 아이들과 합류하여 등굣길을 수놓는다. 좀 더 내려가면 부현삼거리 갈림길에서 올라오는 부현 아이들과 합류해서 다 같이 해발고도 200m정도 되는 산을 넘는다. 그 산 너머에 학교가 있다. 임도로 꼭대기까지 가면 다음은 오솔길로 들어서고 비탈면을 내려가면 곧장 학교가 나온다. 그 와중에도 지름길을 만들어 놓고 이용하다 미끄러져 옷이 흙투성이가 되기도 한다. 뱀이 지나가 깜짝 놀라기도 했으며, 친구들과 거리가 멀어지기라도 하면 괜스레 두려운 마음이 들어 뛰어야 했다.

비가 오고 눈이 올 적에 어떻게 다녔는가 모르겠다. 지금이야 도로와 임도가 포장이 되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비포장에 돌밭길이라 신발이 금방 닳던 시절이었다. 하교는 왔던 길 그대로 가면 된다. 왕복 6~7Km가 되는 거리를 다니면서 개근상을 받는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토요일은 일찍 마치는데, 마을별로 상급생이 줄을 세워 인솔하게 되어 있었다. 우리 동네는 남근이형이 주로 인솔을 했다. 나보다 한 살 어린 동근이의 형인 남근이형은 우리 형과 같은 나이로 기분이 좋을 적엔 상관이 없는데 그렇지 않은 날엔 줄을 오래도록 풀어주지 않아 산길조차도 줄을 서서 오르는 진풍경을 펼치기도 하고 간혹 뛰다 걷다 하는 기합을 주기도 해서 나는 싫어했다. 학교가 있는 덕동의 아이들이 등굣길이 짧고 평지라 부럽기도 했지만 힘들단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한번은 비가 억수같이 오는 날 버스기사 아저씨가 아이들이 안쓰러웠는지 버스를 태워 준적도 있었고, 토란대를 꺾어 개구리 왕눈이처럼 써보려고 했지만 만화에서와 다르게 토란잎은 가방을 다 가려주지 못했다. 이방골 위의 말목재에도 아이들이 있었는데 버스가 회차하는 지점이라 등교는 버스로 하고 하교는 같이 걸어 간 기억이 난다. 교회 아이들이었는데 나는 교회가 싫었고 버스를 타고 가니 그들과는 친해지지 못했다. 석천교회가 있는 말목재. 지금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잠들어 계신 산이다.시골에서는 학교 가는 일이 정말 부지런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었다. 부모님도 부모님이지만 아침엔 집집마다 시끄럽다. 씻어라, 밥 처먹어라, 돈 없다 등 인간의 소리부터 시작해서 개, 소, 새 등 동물들도 시끄러운 풍경이다. 시골이 조용하단 생각은 버려야 한다.

아이들이 등교하는 학교는 춘산국민학교다. 총 6개의 시골마을 아이들이 아침마다 달려온다. 우리집은 마을 첫 집이라 윗동네 아이들이 내려오면 출발을 한다. 형들이 먼저 앞장을 서고 뒤따라 나머지가 가는데 조금씩 변화는 있다. 큰 길로 나가는 데만 1Km다. 그쯤 해서 윗마을인 말목재와 이방골 아이들과 조우하여 함께 걸어 내려가면 학정 아이들과 합류하여 등굣길을 수놓는다. 좀 더 내려가면 부현삼거리 갈림길에서 올라오는 부현 아이들과 합류해서 다 같이 해발고도 200m정도 되는 산을 넘는다. 그 산 너머에 학교가 있다. 임도로 꼭대기까지 가면 다음은 오솔길로 들어서고 비탈면을 내려가면 곧장 학교가 나온다. 그 와중에도 지름길을 만들어 놓고 이용하다 미끄러져 옷이 흙투성이가 되기도 한다. 뱀이 지나가 깜짝 놀라기도 했으며, 친구들과 거리가 멀어지기라도 하면 괜스레 두려운 마음이 들어 뛰어야 했다.

비가 오고 눈이 올 적에 어떻게 다녔는가 모르겠다. 지금이야 도로와 임도가 포장이 되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비포장에 돌밭길이라 신발이 금방 닳던 시절이었다. 하교는 왔던 길 그대로 가면 된다. 왕복 6~7Km가 되는 거리를 다니면서 개근상을 받는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토요일은 일찍 마치는데, 마을별로 상급생이 줄을 세워 인솔하게 되어 있었다. 우리 동네는 남근이형이 주로 인솔을 했다. 나보다 한 살 어린 동근이의 형인 남근이형은 우리 형과 같은 나이로 기분이 좋을 적엔 상관이 없는데 그렇지 않은 날엔 줄을 오래도록 풀어주지 않아 산길조차도 줄을 서서 오르는 진풍경을 펼치기도 하고 간혹 뛰다 걷다 하는 기합을 주기도 해서 나는 싫어했다. 학교가 있는 덕동의 아이들이 등굣길이 짧고 평지라 부럽기도 했지만 힘들단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한번은 비가 억수같이 오는 날 버스기사 아저씨가 아이들이 안쓰러웠는지 버스를 태워 준적도 있었고, 토란대를 꺾어 개구리 왕눈이처럼 써보려고 했지만 만화에서와 다르게 토란잎은 가방을 다 가려주지 못했다. 이방골 위의 말목재에도 아이들이 있었는데 버스가 회차하는 지점이라 등교는 버스로 하고 하교는 같이 걸어 간 기억이 난다. 교회 아이들이었는데 나는 교회가 싫었고 버스를 타고 가니 그들과는 친해지지 못했다. 석천교회가 있는 말목재. 지금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잠들어 계신 산이다.

by 유광식 | 2017/07/31 01:20 | 2017 완주完州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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